1. 블루해머 1호점 변천사 : 블루공방
블루해머의 사무실은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머물고, 만들고, 실험하는 곳. 그리고 그 결과물을 조용히 감상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크게 두 가지 공간으로 나뉜다. 창작과 실험의 공간인 블루공방, 그리고 아이디어가 완성되는 순간을 담아내는 화이트 큐브. 두 공간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면서도 블루해머의 철학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블루공방: 손으로 빚어내는 모든 것
블루해머의 작업이 시작되는 곳, 블루공방. 깊이 있는 블루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공간은 작업의 과정과 실험적 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거친 텍스처의 벽면과 노출 콘크리트, 그리고 공간을 감싸는 컨셉츄얼한 조명들이 어우러지면서 창작 과정의 ‘날것’의 느낌을 살렸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형태를 연구하고, 실험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긴 작업 테이블 위에는 프로젝트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벽면 곳곳에는 아이디어가 스케치된 메모와 샘플들이 자리한다. 오브제 하나하나가 블루해머의 디자인적 시도이자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화이트 큐브: 예술이 머무는 공간
흔히 ‘화이트 큐브(White Cube)’는 벽과 천장이 모두 하얗게 마감된 갤러리 형식의 공간을 뜻한다. 불필요한 장식이나 요소를 배제하여 전시된 작품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공간은 예술 작품의 형태와 질감을 강조하고,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화이트 큐브는 블루해머의 창작물이 아닌, 유명 아티스트들의 오리지널 아트워크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현대적인 감각의 예술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공간 자체가 하나의 갤러리 역할을 한다. 전시된 작품들은 블루해머가 공간과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과 조화를 이루며, 방문자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또한, 화이트 큐브는 가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특정 전시에 맞춰 유연하게 변형된다.
두 공간이 만나 블루해머의 사무실이 완성된다. 창작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어느새 블루해머가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과 철학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 가재란 무엇인가 – 블햄의 반려가재 6마리 소개
사무실 곳곳에 자리를 옮겨 다니는 붉은 가재 6마리.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위치를 바꿔주고, 가끔은 새로운 포즈를 취하게도 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오브제였지만, 이제는 사무실에 없어서는 안 될 마스코트가 되었다. 이 가재들은 단순한 피규어가 아니다.
이들은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의 손을 거쳐 탄생한 하나의 작은 예술작품이다.
필립 콜버트는 팝아트의 흐름을 잇는 현대 아티스트로, 키치하고 유머러스한 감성을 작품에 담는다. 그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랍스터’는 대중문화 속에서 오마주된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탄생한 존재다. 과거 팝아트의 거장들이 마릴린 먼로나 수프 캔을 통해 시대를 풍자했다면, 콜버트는 랍스터라는 생명체를 통해 예술과 소비문화, 그리고 유희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블루해머에는 총 6마리의 가재가 있다.

🦞 1.
왕관을 쓴 가재
꽃을 든 가재는 계란 프라이 패턴의 슈트를 입고 금빛 왕관을 쓰고 있다.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도도한 표정. 사무실에서 가장 자주 위치가 바뀌는 친구다. 팀원들은 이 가재를 여기저기 옮기며 사무실 곳곳을 탐색하게 한다. 어딘가의 테이블 위에서, 때로는 회의실 한편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 2.
해변의 여유를 즐기는 가재
핑크색 계란 프라이 슈트를 입고, 선베드에 누워 콜라를 마시며 완벽한 휴식을 만끽 중이다. 회의 테이블 한쪽에서 때로는 바쁜 우리를 조용히 내려다본다. 이 여유로운 표정을 보면 바쁜 하루 중 잠시라도 숨을 돌리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 3.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가재
에너지가 넘치는 이 친구는 언제나 책상 위를 가로지른다. 시원하게 뻗은 팔과 안정적인 자세가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출발할 것 같다. 바쁜 업무 속에서도 가재가 ‘속도를 조절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만 같다.
🦞 4.
두 팔을 번쩍 든 가재
작은 몸집이지만 존재감은 확실하다. 팀원들은 이 가재의 집게발에 작은 소품을 쥐어주곤 한다. 연필을 들려주거나, 맥주 캔을 쥐여주며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듯한 이 가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우리에게 늘 “잘하고 있다”는 응원을 보내는 듯하다.

사무실을 채운 6마리의 가재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때로는 귀여운 마스코트로, 때로는 블루해머의 무언의 응원단으로, 그리고 공간을 더욱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예술 작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가재들은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며 사무실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우리도 이들과 함께 변하고, 움직이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간다.

블루해머 2호점 : 영감의 방 만들기
(부제 : 좋은 숙면이 좋은 디자인을 낳는다)
사무실 가장 안쪽, 유리파티션 뒤에 자리 잡은 ‘영감의 방’은 블루해머 팀원들에게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나는 창의적인 사고를 위한 공간으로서, 또 하나는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다. 바쁜 디자인 작업과 브랜딩 프로젝트 속에서 가끔은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창의적인 영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충분한 휴식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만들었다. 더 편하게, 더 나른하게, 더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방을.

업무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사무실 바깥 공간이 넓고 개방적인 구조라면, 이곳은 낮은 조명과 부드러운 재질의 가구들로 채워졌다. 바닥에는 딥그레이 컬러의 타일 카펫을 깔고, 낮고 푹신한 패브릭 소파들을 배치했다. 업무를 하다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몸이 가라앉는 느낌. 그리고 벽면에는 블루해머가 소장한 다양한 오리지널 아트워크들을 배치해 감각적인 자극을 더했다.

영감의 방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 중 하나는 Faderico Babina의 작품들이다. 우리는 그의 포스터를 구매하고, 주문 제작한 액자에 담아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Babina는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로, 건축과 아트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인 ‘ARCHIST’ 컬렉션은 건축가들의 스타일을 회화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마르셀 뒤샹, 호안 미로, 르 코르뷔지에 같은 예술가들의 세계를 건축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공간과 아트의 경계를 유쾌하게 허물고 있다. 블루해머가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방향성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영감의 방은 왜 필요할까?
이 공간은 단순한 휴게실이 아니다. 가끔은 디자인 회의를 하다가도 이곳으로 들어와 소파에 기대어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때로는 영감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아무 말 없이 누워 있기도 한다. 아주 가끔, 정말 아주 가끔은 누군가 이곳에서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믿는다.
좋은 숙면이 좋은 디자인을 낳는다.
그래서 이 방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 공간을 즐긴다.